“스크래핑? 그거 아직도 하세요?”
이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진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026년 2월, 구글 크롬 팀이 WebMCP(Web Model Context Protocol)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GeekNews에 올라온 지 몇 시간 만에 개발자 커뮤니티가 들끓고 있는 이 기술 — 대체 뭐길래 이렇게 난리일까요?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웹사이트가 AI 에이전트에게 “여기서 뭘 할 수 있는지” 직접 알려주는 표준. 스크린샷 찍고, DOM 파싱하고, CSS 셀렉터 깨지면 멘붕하는 그 시대가 끝납니다.

지금 스크래핑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아시나요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에서 작업을 수행하려면 현재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 페이지 스크린샷을 캡처하거나 DOM 전체를 가져온다
- 비전 모델 또는 텍스트 파싱으로 어떤 요소가 있는지 분석한다
- 클릭할 버튼, 입력할 필드를 추측해서 액션을 실행한다
- 결과를 다시 스크린샷으로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토큰이 어마어마합니다. Playwright로 접근성 트리를 가져와도, DOM 구조가 변경되면 즉시 깨집니다. 실제로 오늘 아침에 Playwright MCP를 사용해서 웹사이트를 자동화했는데, 한 페이지의 스냅샷만으로도 수천 토큰이 소모되는 걸 직접 체감했습니다.
WebMCP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뒤집습니다. 스크래핑 기반 대비 토큰 사용량이 약 10%로 줄어든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즉, 90%를 절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WebMCP의 핵심 — 3가지 계약
WebMCP는 웹사이트와 AI 에이전트 사이에 세 가지 명시적 계약(Contract)을 정의합니다.
1. Discovery (발견)
웹사이트가 “이 페이지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을 선언합니다. 에이전트가 DOM을 뒤질 필요 없이, 사이트가 직접 “상품 검색”, “장바구니 추가”, “결제 진행” 같은 도구 목록을 알려줍니다.
2. JSON Schema (스펙 정의)
각 도구의 입출력을 JSON Schema로 명시합니다. “상품 검색” 도구의 입력이 { query: string, category?: string, maxPrice?: number }라는 걸 에이전트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추측이 아니라 계약입니다.
3. State (상태 공유)
현재 페이지의 상태를 에이전트와 공유합니다. 장바구니에 3개 상품이 담겨 있는지, 로그인 상태인지 등의 컨텍스트를 구조화된 형태로 전달합니다.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면,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웹사이트와 대화하게 됩니다.
선언적 API vs 명령형 API — 두 가지 통합 방식
WebMCP는 두 가지 방식으로 도구를 노출할 수 있습니다.
선언적 API (Declarative)
기존 HTML 폼에 속성을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간단한 통합 방법이죠.
<!-- 기존 검색 폼에 WebMCP 속성만 추가 -->
<form action="/search" method="GET" webmcp-tool="search-products">
<input name="q" type="text" webmcp-description="상품 검색어" />
<input name="category" type="text" webmcp-description="카테고리 필터" />
<button type="submit">검색</button>
</form>
기존에 잘 동작하는 HTML 폼에 webmcp-tool, webmcp-description 같은 속성만 추가하면, AI 에이전트가 이 폼의 용도와 사용법을 바로 이해합니다. 기존 사이트를 거의 수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명령형 API (Imperative)
JavaScript로 복잡한 동적 인터랙션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SPA처럼 폼 기반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인터랙션에 적합합니다.
// 장바구니 추가 도구를 WebMCP에 등록
navigator.webMCP.registerTool({
name: "add-to-cart",
description: "상품을 장바구니에 추가",
inputSchema: {
type: "object",
properties: {
productId: { type: "string" },
quantity: { type: "number", default: 1 }
},
required: ["productId"]
},
handler: async ({ productId, quantity }) => {
const result = await cart.addItem(productId, quantity);
return { success: true, cartTotal: result.total };
}
});
이 코드 한 번이면 AI 에이전트가 “이 상품 장바구니에 담아줘”라는 요청을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DOM을 파싱해서 “장바구니 담기” 버튼을 찾는 게 아니라, 명시적으로 정의된 도구를 호출하는 겁니다.
실제로 어디에 쓰이게 될까
구글이 제시한 주요 시나리오는 세 가지입니다.
이커머스 — “이 노트북 검색해서 가장 싼 거 장바구니에 담아줘”라고 AI 에이전트에게 말하면, 사이트가 제공하는 WebMCP 도구를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필터를 적용하고, 장바구니에 추가합니다. DOM 파싱 없이.
고객 지원 — 에이전트가 지원 사이트에 접속해서 WebMCP 도구를 사용해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이슈를 설명하고, 첨부파일을 업로드합니다. 입력 필드를 찾아 헤매지 않습니다.
여행 예약 — 날짜, 인원, 예산 등의 파라미터를 WebMCP 도구에 직접 전달해서 검색과 필터링을 수행합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 사이트 소유자가 직접 정의한 도구이기 때문에, DOM이 바뀌어도 깨지지 않습니다. API 계약이 유지되는 한 에이전트는 안정적으로 동작합니다. REST API가 프론트엔드 UI 변경에 영향받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죠.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하는 이유
WebMCP는 현재 Chrome 146 Early Preview Program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프로토타이핑 단계이지만, 구글이 크롬에 직접 넣었다는 것은 강하게 밀겠다는 시그널입니다.
웹 개발자라면 지금 할 일:
- Chrome Early Preview Program에 가입해서 문서와 데모 확인
-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AI 에이전트가 수행할 수 있는 작업 목록을 정리
- 기존 API 엔드포인트와 WebMCP 도구 매핑을 설계
- 선언적 API부터 시작해서 기존 폼에 WebMCP 속성 추가 실험
AI 에이전트 개발자라면:
- Playwright/Puppeteer 기반 스크래핑에서 WebMCP 기반 통합으로의 전환 계획
- 토큰 비용 절감 효과 측정을 위한 벤치마크 준비
- Fallback 전략 설계 — WebMCP 미지원 사이트를 위한 기존 방식 유지
마치며 — 웹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WebMCP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가 아닙니다. 웹이 “사람이 보는 것”에서 “AI가 이해하는 것”으로 진화하는 분기점입니다.
REST API가 서버 간 통신을 표준화했듯이, WebMCP는 AI 에이전트와 웹사이트 간 통신을 표준화합니다. 그리고 이건 구글이 크롬이라는 세계 1위 브라우저에 직접 넣고 있는 기술입니다.
스크래핑의 시대가 정말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올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오는가”입니다. 지금 준비를 시작하는 개발자와 안 하는 개발자의 격차는, 1년 후에 매우 선명해질 겁니다.